[고영일 칼럼] '그리니까 마음도 보여요.'-진실을 그릴 수 있는 아이들

행복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선 기쁜 순간 순간들이 필요합니다. 삶이란 짧은 순간들이 이어지는 그리 길지 않은 한정된 시간이므로, 우리는 찰나에 찾아온 작은 기쁨들을 늘 곁에 두고 싶어하며 이를 작은 행복으로 여겨 매우 소중히 하며 살아갑니다. 기념사진을 찍어 오랫동안 기억하려는 노력이나 약속, 기쁨의 장소를 다시 찾아보는 것도 이런 소소한 기쁨을 소중하게 여기기 때문입니다. 어쩌다 찾아오는 큰 기쁨이 가끔 우리를 들뜨게 하지만 그 것은 잠시 뿐이라는 것을 경험을 통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수시로 만나는 작고 소박한 기쁨을 오히려 더 소중하게 여기는 듯합니다. 행복은 아무래도 기쁨의 크기와는 별 상관 없이 자주 찾아오는 작은 기쁨의 빈도수와 관계가 있는 것이 분명합니다.    기쁨과 행복에 관한 이런 공식은 아이들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어른들과는 다르게 아이들은 기쁨에 대한 기억을 되새기려는 노력을 거의 하지 않는 편입니다. 아이들은 이미 매 순간, 새로운 것에 눈 뜨는 기쁨과 깨달음이라는 황홀한 체험을 이어가고 있는 중이어서 지나간 기쁨을 저장할 여유도 없고 또 그럴 필요도 없습니다. 지금 몰려오고 있는 기쁨만으로도 벅찰 지경이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은 어른들처럼 기억에 매달려 행복을 구하거나, 큰 기쁨을 위해서 이미 마련된 작은 기쁨까지 포기하는 실수를 저지르는 일도 없습니다. 아이들은 성장 중에 있으므로 늘 행복한 존재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새로운 세계를 만나면서 성장은 이루어집니다. 아이들이 최초로 만나는 세계, '눈뜨는 시기'는 자아를 인식하는 시기라고 합니다. 거울 속에 비친 존재가 바로 자기 자신이라는 믿음이 생기는 생후 18개월 전후에는 비로소 사물을 응시하며 호기심을 가지고 인식 욕구를 자극 받아 지속적으로 새로운 대상을 좇게 된다고 합니다. 아이들은 이 과정을 통해 배우고 깨닫게 되는데 눈 앞에 전개되는 모든 볼거리에 비상한 관심을 가지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성장을 여는 문은 바로 눈이라고도 말할 수 있습니다. 지혜와 아름다움은 눈을 통해 들어 옵니다. 진리에 눈을 뜨고, 세상을 볼 줄 알게 되고, 이 면의 세계를 이해하며 꿰뚫어 볼 수 있는 눈이 생기고. 새로운 것을 찾아내는 눈, ‘눈’에 대하여 누구나 이런 표현을 할 수 있는 것은 모두가 목적을 가지고 바라보는 '보는 눈'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는 증거일 것입니다. 그래서 어쩌면 모든 공부가 눈을 밝히기 위한 투자이고 평생 기울여야 할 노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만드는 특별한 공부가 미술이라는 것을 아는 부모들은 많지 않습니다. 미술을 시각적인 아름다움과 이 것을 확인시켜 주는 미술작품 또는 아이들의 창의력을 길러주는 무해한 놀이 정도로 인식하며 뒷전으로 미루기 일쑤입니다. 다른 교과에 비해 덜 중요하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조기 교육은 국어나 영어, 수학처럼 주지 교과 쪽으로 급격하게 편중되어 있습니다. 이는 두말 할 것도 없이 입시제도의 영향이기도 하지만 교육의 목적을 풍요로운 삶에 두기보다는, 쓸만한 인재를 양성하는 교육의 내용에 더 큰 무게를 두는 탓입니다. 국어나 영어 같은 언어 과목은 소통 능력을 기르기 위해 공부합니다. 수학은 수학적 사고능력을 위해 공부하고 과학은 차이와 다름을 이해하기 위한 공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과목들은 중요 과목이라고 하여 시간수도 많고 그 만큼 관심도 지대합니다. 학교 밖 공부까지 치면 온통 이 주요 과목, 국영수 과학에 성장기를 다 보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런 공부들이 중요하지 않다는 말은 아닙니다. 그러나 이런 공부들만으로는 결코 삶을 풍요롭게 이끌어 갈 수 없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눈으로 보는 경이로운 세계는 문자의 세계도 포함합니다. 눈을 통해 들어오는 문자의 세계는 아이들의 인식 욕구를 자극하고 책을 읽는 적극적인 배움의 길로 들어서게 합니다. 사람들의 행복은 눈을 통해 열린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아이들은 눈을 뜨고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할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아이들이 사물을 응시하고 새로운 세계를 찾아내는 '바라보기'의 기쁨은 오래 이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사물을 바라보는 눈이 형상을 재현하려는, ‘비슷한 것을 찾는 유사성’에 근거한다면 문자는 차이와 다름을 밝히고자 하는 비 유사성을 근거로 합니다. 사물을 바라보는 것과 문자를 바라보는 것은 큰 차이가 있습니다. 따라서 아이들이 글을 읽고 의미를 밝히려는 노력을 기울이게 되면 시각언어로 사물을 보는 눈은 그 만큼 닫혀질 가능성이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바라보기의 기회가 그 만큼 빠르게 사라질 수 있다는 뜻입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어른들의 주장은 아주 그럴 듯해 보이지만 '아는 만큼 읽을 수 있는 ‘정확한 눈’이 아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는 ‘상상하는 눈’일 수는 없습니다. 미술 공부는 두 눈과 마음의 눈으로 사물을 바라 보는 법을 익히는 공부입니다. 아이들은 미술을 통해 세상을 아름답게 보는 법은 물론이고 바르고 정확하게 보는 법, 본질과 진실을 꿰뚫어 보는 법, 새롭게 보는 법을 아이들은 배웁니다. 보통은 미술이 작품을 의미하거나 좀 더 나아가 미술의 정신, 아름다움을 즐기는 정도로 이해하지만 삶과 그다지 절실한 관계에 있을 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아이들의 미술공부를 뒷전으로 미루어둔 부모들이 미술이 우리의 삶이 추구하는 행복과 밀접한 관계를 가진다는 것을 깨닫는다면 아마도 큰 고민에 빠지게 될 것입니다. 미술공부는 “참 아름다워요!”라고 말 할 수 있는, 행복을 찾아가는 눈을 만드는 공부라고 할 수 있습니다. 행복한 아이들은 이미 성공의 기초를 마련한 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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