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센트 반 고호의 꿈  La maison de Van Gogh_ Auvers sur l’Oise

MAISON DE VAN GOGH “ 언젠가는 나도 카페에서 전시회를 할 수 있을거야 ” -Un jour ou un autre, je crois que je trouverai moyen de faire une exposition moi dans un cafe- 오늘날 그림 한 점에 수백억원에 이르는 빈센트 반 고호가 생전에 바라던 꿈이다. 10년이라는, 화가로써는 짧은 기간 동안 무려 1100점의 데생과 800여점의 유화를 남긴 그는 한번 자신의 전시회를 갖는 것이 꿈이었다. 파리에서 기차로 한 시간 남짓한 거리에 위치한 작은 마을 오베르 쉬르 루와즈( Auvers sur l’oise)는 아름다운 고장들이 유독 많은 프랑스에서 별다르게 아름답다기보다는 소박하고 서민적인 전원 마을이다. (고호와 고갱이 함께했던 아를르(Arle) 처럼 유별나게 따가운 해가 이글거리며 노랗게 채색하는 듯한 특별함이 있을 것 같지도 않은) 그저 작은 마을처럼만 보이지만 이곳은 먹고 자는 시간도 아까워 쉬지 않고 그림을 그려야 했고 노랗게 미쳐 버릴 만큼 뜨겁고 아픈 고뇌의 삶을 살다간 비운의 천재화가 빈센트 반 고호의 마지막 종착역이기도 하다.그래서 일까? 마을 어귀를 들어서면서부터 필자에겐 외로운 순례자와도 같은 쓸쓸한 경건함이 감도는 듯했다. 마치 그의 그림 오베르성당 속의 뭔가를 예고하는 듯한 짙은 코발트빛 하늘의 암울한 소용돌이 아래 구불구불 출렁이다 흘러 내릴 듯한 성당을 향하여 초연히 걸어가는 아낙의 뒷모습처럼, 고호의 집(La maison de Van Gogh)을 향하여 걸어가는 마음이 출렁이듯 굽이치는 고호의 숨결 속으로 향했다. 원래 오베르 마을은 피사로(Pissarro), 세잔느(Cezanne), 도비니(Daubigny)등의 화가들이 교류하며 따뜻하고 소박한 전원풍경화들을 남긴 곳인데 고뇌의 천재화가 고호의 마지막 발자취가 진하게 남은 탓에 아픈 추억의 장소가 된 것 같다. 생 레미 정신병원을 나온 고호가 이곳을 찾은 것은 파리를 떠나, 마네, 세잔느등 많은 화가들과 교류가 깊었던 신경정신과 의사 가셰(Dr.GACHET)에게 치료를 받기 위해서였다(그림을 좋아하던 닥터 가셰는 고호가 계속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도왔는데 극도의 가난에 시달렸던 고호는 치료비 대신 닥터가셰에게 그림을 그려 주기도 했다고 한다). 마지막 70여일을 지냈던 시청 앞 라부여인숙(Auberge RAVOUX)은 다행히도 먼 길을 찾아오는 고호를 사랑하는 이들의 걸음을 헛되게 하지 않으려 120년 전의 옛모습을 그대로 지니고 있었다. 라부(RAVOUX)식당 뒤쪽 매표소를 거쳐 고호의 일생을 소개하는 판넬들을 따라 계단을 올라가면 고호의 다락방으로 올라가는 낡고 좁은 오래된 계단이 나온다. 7제곱미터, 두 평 남짓한 고호의 다락방엔 달랑 의자 하나와 천정으로 난 작은 창만이 언제나 혼자이던 그의 고독을 전하고 있었다. 그리고 고호가 물감을 말리기 위해 그림을 걸어 놓던 한 쪽 벽엔 고호가 동생 테오에게 1890년 6월 10일에 쓴 편지 “ 언젠가 나도 카페에서 전시회를 할 수 있을 거야” 라는 글과 함께 빈 캔버스가 걸려 있다. 오베르시의 고호 협회와 라부르 여인숙의 주인은 이 자리에 고호가 그린 오베르의 밀밭풍경화 한 점을 걸기 위해 “반 고호의 꿈’이라는 취지로 후원금을 호소하며 2007년 뉴욕 소더비 경매에 임했지만 35백만 유로의 벽은 이 소박한 전원 마을에겐 아직은 너무 높은지 보호 유리까지 설치한 벽면엔 지금도 빈 캔버스만이 묵묵히 자리를 지키며 고호의 그림을 기다리고 있다. (그림5)일생 동안 단 1점의 그림밖에는 팔아 보지 못하고 동생 테오의 도움으로 살던 그가 지냈던 하루 3프랑50센트짜리 여인숙 다락방은 고호가 세상을 떠난 이후로 사람을 들이지 않았다고 한다. 병들고 가난한 화가의 추억으로 인하여 라부 여인숙은 온통 고호뿐이다(메뉴를 대충 봐도 점심값으론 조금 비싼 듯하지만 구석진 곳의 테이블에 늘 외롭게 홀로 앉아 있던 고호를 느껴 보기 위해 내려간 라부식당(restaurant RAVOUX)엔 포도주잔도 그때 그 잔이었다. 아니 그 잔밖에 없다. 커피까지도 같은 잔이다) “그림으로 말할 것 같으면 회화에 무슨 아름다움이나 쓰임새가 있는 건지 참으로 의심스럽기만 하지만그래도 어쩌겠는가? 몸이 아프든 머리가 돌았든 간에 자연을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인간들이 있기 마련이고,그게 바로 화가란 거다.”- 빈센트 반 고호고호의 집을 나서면 바로 그가 그린 골목 위의 계단이다. 어디서든 볼 수 있는 평범한 골목길 계단인데 고호의 그림은 노란 급류에 쓸려 가듯 노랑색 길을 따라 빨려 들어간다. 언제나 혼자였던 고호에겐 성당으로 가는 아낙도 계단으로 올라가는 마을 사람들도 모두 뒷모습이다. 그렇게 세상과 어울리지 못하고 뒷모습만 바라봐야 하는 삶에서 아침이 되면 이젤을 들고 이 길을 따라 마을과 성당을 지나 그가 좋아하던 밀밭으로 나가 밤이 되기까지 그림을 그렸다. 그의 말대로 그는 화가이기에 멈춰지지가 않았다. 또한 그가 바라보는 것은 풍경이 아니라 색이었고 색은 그 자신의 표현의 방식이었기 때문에 고호는 쉬지 않고 그림을 그려야만 했다. “그린다는 것은 영혼에 다가서는 것이다. 영혼의 상태를 표현하는 훌륭한 방법이다. 색채에는 조화와 대립의 비밀이 담겨 있다. 어떨 땐 고분고분하게 도와 주기도 하고, 또 어떨 땐 혼란에 빠트리기도 한다.(1882년 9-10월)” 고호가 홀로 걷던 밀밭으로 가는 오솔길에 들어서 고호와 동생 테오의 무덤이라 써 있는 이정표를 따라 밀밭 한 켠에 있는 공동묘지로 들어갔다. 몇 일이고 잠을 잘 수 없어 몸부림치며 절규하던 빈센트 반 고호는 이젠 도무지 돈으로 환산할 수도 없는 자신의 그림 값과 안식은 하등 상관이 없다는 듯 평소 그가 좋아했던 밀밭을 물들이던 따뜻한 햇빛이 쏟아지는 소박한 곳에 평생의 후원자요 유일한 친구이자 사랑하는 동생인 테오와 함께 영원히 잠들어 있었다. 그가 오베르 쉬르 루와즈에서 그린 밀밭과 전원 풍경은 대체로 그가 평온을 찾아가는 듯한 분위기이지만, 그의 마지막 유작이 된 밀밭엔 까마귀떼를 그려 넣었다. 1890년 7월 19일 그 까마귀가 있는 밀밭에서 “그리지 않고는 살 수 없다.” 던 고호는 자신의 가슴에 총을 겨누고 그리기를 멈추어 버렸다. 생명이 숨을 쉬는 한 도저히 그리기를 멈출 수가 없었나 보다. 그리기를 멈추기 위해…..고호의 밀밭을 바라보며, 문득 나의 삶에서 멈출 수 없는 것이 무엇일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별 궁리를 다 해봐도 아이들 얼굴만 자꾸 떠오른다. 자신이 좀 시시하다는 생각도 들지만 역시나 멈춰지지 않는 것은 자식 사랑하는 마음이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더 좋은 것을 보여 주기 위해 어머니는 더 많은 것을 알고 싶어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고호에게도 멈출 수 없었던 것은 사랑이었나 보다. 비운의 화가 빈센트 반 고호는 예술을 사랑해서 그리기를 멈추지 못한 것이다. 1900점의 작품과 600통에 달하는 그의 편지를 통하여 우리는 정신병원을 드나드는 광기가 아닌 예술을 사랑하여 고뇌하는 화가의 진실한 삶의 자취를 발견하기 때문에 더욱 깊은 연민에 젖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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