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게 하려면 아이들의 생활에도 여백이 있어야 한다. 심심할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그리고 무엇을 어떻게 생각했는지를 서둘러 묻지 않는 어른들의 여유 또한 필요하다."지금 우리나라는 아이들을 생각하게 하려고 노력 중이다. 요즘 학교와 가정은 너무 오랫동안 생각을 주입하는 방식으로 아이들을 교육해왔던 것을 반성하는 눈치이다. 독서와 논술을 강조하고 수학도 생각하는 수학이어야 한다며 문제 유형을 바꾸고도 있지만, 아이들의 생각은 더 존중되어야 하며 아이들과의 대화에도 더 적극성을 띄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처럼 교육 프로그램이 달라지면서 오히려 아이들이 공부해야 할 과목이 더 많아진 것 같아 보인다. 과거의 것을 과감하게 버리는 일이 쉽지 않아서 일까? 놀 시간은 더 부족해지고, 생각보다는 고민만 잔뜩 안겨준 꼴이 된 것 같다. 생각하게 하려면 아이들의 생활에도 여백이 있어야 한다. 심심할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그리고 무엇을 어떻게 생각했는지를 서둘러 묻지 않는 어른들의 여유 또한 필요하다. 그러므로 생각 공식을 연습하거나 정해진 시간, 계획된 질문, 생각의 양 등 인위적인 환경적 틀을 들이댄다는 것은 말도 되지 않는 일이다. 아직도 우리는 생각하면 안 되는 것들이 너무 많고 나와 다른 것을 불편해 하는 데다, 서툰 논술이나 발표라면 참을성 있게 읽거나 듣지 않으려 하는 것도 문제마저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보다 더 큰 문제는 생각하게 하는 방법을 오해하는 부모들에게 있다. 아이들을 생각하게 하려면 자유롭게 상상하게 하는 것이 옳다. 아이들은 상상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아이들을 상상의 바다에 빠뜨리려면 먼저 상상을 방해하는 것들을 제거해야 한다. 지금 아이들 주변에는 상상을 방해하는 것들로 넘쳐난다. 인터넷을 더 큰 자본으로 성장시키고 지켜주는 통신과 게임은 물론이고 오히려 이런 것들이 상상을 자극한다고 말하며 교육적 오류를 만들어내는 상술이 반복된다. 많은 비용을 들인 이미지 광고들은 새로운 진실처럼 포장되어 부모들을 유혹한다. 캐릭터가 선명한 애니메이션이나, 똑떨어지는 그림이 그럴듯해 보이는 그림 동화책 같은 것들이 상상력을 자극한다는 광고를 믿는 것은 큰일이다. 더구나 놀랄만한 과학적 결과를 전시한 것을 바라만 보아도 과학적 상상력을 키워준다고 믿는 것도 어림없는 생각이다. TV화면에 익숙해진 아이들은 오히려 시시하다는 반응을 보이며 웬만한 충격 가지고는 호기심을 자극하지 못한다는 게 현실이다. 그러니 산과 바다와 강, 들과 숲은 이미 지루할 뿐이어서 그나마 이런 자연조차도 편의 시설이 있는 학습장으로 꾸며져야 찾는 게 요즘이다. 아이를 상상에 빠뜨리는 데에 아주 좋은 방법이 있다. 구식이고 느린 공부 같지만 아직 이를 대체할 방법은 없는 것 같다. 바로 정감 있는 대화로 상상력을 자극하여 그림 그리기로 이어지는 것인데, 그림 그리기는 이미지나 느낌과 통찰로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시각화하는 작업이다. 생각이 기록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림 공부란 그리는 방법을 익히는 것이 아니라 그림 그릴 주제를 스스로 찾아 생각하는 경험이라고 바꿔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림 그리기는 생각의 기회를 열어주며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아무리 많이 해도 부작용이 없는 것이 좋은 공부다. 우리는 독서도 적절한 책을 찾아 읽고 생각을 정리하는 결과 처리가 옳지 않으면 재미로 읽는 것만 못하다는 것을 잘 안다. 그래서 ‘창의적 상상력’을 기르는 기능을 가지는 그림 그리기를 새삼 주목하게 된다. 그림 그리기는 아이들에게 생각하는 능력을 길러줄 뿐만 아니라 자발적으로 새로운 세계를 열어가는 창조적 행위이다. 많은 아이들이 다양한 내용의 그림을 그리며 성장해 나간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림 공부란 그리는 방법을 익히는 것이 아니라 그림 그릴 주제를 스스로 찾아 생각하는 경험이라고 바꿔 말할 수 있다. 그림 그리기는 생각의 기회를 열어주며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아무리 많이 해도 부작용이 없는 것이 좋은 공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