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을 바라보지 않고 노을의 황홀을 경험할 수 있을까? 밀레가 생각하고 느꼈을 그 무엇에 가까이 가려면 밀레의 그림을 가까이에서 보는 것이 좋고, 누군가 말과 글로 무언가를 전하려 할 때, 그가 느꼈을 아름다움에 대한 설명이나 그 설명에 가까이 갈 수 있는 경험의 단서조차 없다면 동감은 불가능하다. 그 뿐만 아니라 사유를 통해 오는 깨달음, 그 아름다움도 결코 맛 볼 수 없을 것이다. 아름다움은 깨달음이자 터득이며 깨달음과 터득은 체험을 통해 얻는다. 아름다움을 소유하고 싶다면 우리는 수고스럽더라도 체험이라는 유일한 길을 걸어야 한다. 다행히도 아름다움을 찾아가는 길은 결코 힘들거나 고통스러운 길이 아니다. 오히려 우리는 그 수고를 기꺼이 받아들이며 비용을 지불하여 체험하고 동감하고 싶어한다. 깨달음과 터득의 유용함을 본능적으로 아는 것이다.아이들도 마찬가지이다. 아이들은 외려 그 본능으로 성장하며 어김없이 따라오는 성취감으로 성장을 가속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아이들은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생산하는, 체험으로 크고 있다. 지금 우리 아이들은 미술로 성장하는 중이다! 미술은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생산하는 공부이다. 곧 미술은 체험의 같은 말이 된다. 아이들에게는 모든 공부가 미술이다. 아직도 미술이 연습과 훈련의 방법으로 무엇인가를 만드는 공부라고 믿는 사람이 있다면 저녁노을도, 바라보는 연습을 통해야만 아름답다고 느껴야 한다고 주장해야 한다. 미술은 연습이 아니라 새로움과 만나는 체험인 것이다. 따라서 체험하지 않는 미술공부는 일고의 가치도 없다. 무지개를 일곱 빛깔로 선명하게 그리는 아이는 무지개를 경험한 적이 없다는 증거이고, 피카소 그림을 본 적도 없이 입체파만을 외우고 있다면 미술로 깨닫고 터득한 것이 아닌 다른 공부를 통해서 얻은 단편적인 지식일 것이다. 피카소 작품을 훌륭하다고 느껴야만 미술공부가 제대로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피카소의 그림이 ‘그렇더라’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고 바다풍경을 더 이상 그리기 싫어졌다는 느낌을 얻은 것만으로도 미술공부는 이루어진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체험(미술)은 ‘내 생각 내 느낌’을 만드는 공부이기 때문이다.따라서 미술수업에서 교사가 어떠해야 할 지는 분명해진다. 미술교사가 할 일은 다음과 같다. 1. 조금이라도 손 대주지 마라. 2. 대신 생각해 주지 말고, 간섭하지도 마라. 3. 스킬을 칭찬하지 마라. 4. 외워서 그리게 하지 마라. 5. 구도를 강제하지 마라. 6. 비교 평가를 하지 마라. 7. 작품 중심이 되지 마라(독창성과 완성도를 너무 강조하지 마라). 8. 많은 것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주어라. 9. 같은 주제를 매번 새로운 각도로 보게 하라. 10. 필요한 자료를 친절하게 제공해라. 11. 많이 그리게 해라(작품 수를 늘려라). 12. 충분히 생각하게 하라. 13. 새로운 것을 찾게 하라. 14. 다양한 재료를 제공해라. 15. 독서와 많은 글을 쓰게 하라. 16. 다양한 작품을 감상하게 하라. 17. 눈에 띄는 교사의 활동을 줄여라. 18. 관련 없는 유희를 금하는 것이 좋다. 19. 가능한 신체적 정신적 충격을 주지 않는 것이 좋다. 20. 특별한 기법을 개발할 필요가 없다.21. 색상을 많이 아는 것이 좋다. 22. 경험한 것을 많이 그려보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