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6회 에땅아동미술제 수상작 발표 서문- ) 제6회 에땅아동미술제 수상자 어린이 여러분, 축하합니다.“참 잘했습니다.” ‘잘 그렸다’는 칭찬만으로는 많은 뜻을 담을 수 없어 그렇게 말합니다.참 잘했다는 말은 상상, 사고, 창의, 주제표현, 미술표현, 집중과 미적 감수성 모두를 잘했다는 평가입니다. 우선 어린이 여러분에게 가장 중요한 상상력이 모든 작품에서 단연 뛰어났다고 말해야겠습니다. 어린이 여러분은 생각하는 존재라기보다는 상상하는 존재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생각은 한 자리에 머물거나 글을 따라 한 길로만 가는 성질을 갖지만 상상은 그 자리에 머물지 않고 수시로 길을 바꾸어 ‘쉬지 않고 자라는 생각’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상상력이 뛰어난 그림은 생각이 살아 있는, 생동감 있는 그림이라는 뜻이 됩니다. 어른들은 이런 그림 앞에서 ‘어떻게 이런 생각을!’하며 상상력을 칭찬하게 됩니다. 생각에 갇혀 있는 어른들은 놀랄 수밖에요. 모든 수상작을 보며 그린 이들의 사고력도 매우 뛰어났다고 칭찬합니다. 알고 있는 지식이 얼마가 되었든 이리저리 꿰어 맞추는 지혜가 보통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상상력이 뛰어난 것은 생각을 열어 놓았기 때문인 거죠. 지식이 살아있다는 증거입니다. 앞으로 지식은 더 많아질 것이 틀림없습니다. 그러나 그에 반비례해서 상상하는 시간이 줄어드는 것이 걱정이기도 하지만 여러분들은 상상하는 재미를 잘 알고 있으므로 조금 안심이 됩니다. 조심하세요. 사실, 사람은 상상하기 위하여 생각하는 법을 배우는 것인데 죽도록 생각하는 공부만 하다 지쳐버리는 실수를 저지른답니다. 창의력도 참 뛰어났습니다. 창의력 있는 작품을 찾아내는 일은 아주 쉽지요. ‘내 생각, 내 느낌’ 오리지널리티가 있는 그림을 찾아내면 되거든요. 그림을 그리기 시작할 때는 잘 모르지만 그리기에 빠져들면 저절로 ‘내 생각, 내 느낌’이 흘러나오지요. 그래서 몰입의 흔적을 찾게 되면 ‘자기 생각에 빠졌었구나’하는 것을 알게 된답니다. 자기 생각에 빠지지 않으면 이것 저것 남의 생각을 가져와야 하거든요. 그런 그림은 ‘내 생각, 내 느낌’이 없으니 얼마나 썰렁하겠어요. 다음은 주제 표현력에 대한 칭찬인데요, 뽑힌 그림 모두 이 점에서도 실력 발휘를 잘 했습니다. 주제가 잘 드러난 그림은 그린 이가 무슨 생각을 어떤 느낌으로 표현 했는지 공감하게 하는 작품입니다. 순식간에 그것도 우연히 주제가 잘 드러나기도 하지만 그럴 때에는 그만 그리고 ‘다 그렸다’고 판단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만족스럽지 않아 한참을 그려야 하고 다시 그리기도 하는데 이때 온갖 솜씨가 다 동원되어 고생한 흔적이 남게 된답니다. 아무튼 이런 그림들은 틀림없이 감동을 선사하는 사랑스러운 작품이 됩니다. 앞에서 말한 여러 능력이 보이더라도 제대로 완성하지도 않고 끝을 흐지부지 얼버무린 작품을 보면 감점당하기 마련이지요. 이렇게 집중력이 부족한 경우는 원인이 여러가지이지만 특히 공부하는 습관이 나쁜 경우가 많습니다. 도움을 받는 습관이 있거나 칭찬을 수시로 듣지 않으면 흥미를 잃죠. 즉 혼자 힘으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집중력을 보여주는 작품은 그림에 힘이 담깁니다. 이번 미술제에서 집중력이 매우 뛰어난 작품들이 참 많았습니다. 마지막으로 그림은 눈으로 보고 즐기는 예술 작품입니다. 음악이나 글과는 다르게 색, 형태, 선이나 점 등 미술만이 가지는 여러 미적 요소를 가지고 이렇게 저렇게 꾸며 놓고 느끼고 생각하게 하는 작업이 바로 미술입니다. 그러므로 그린 이가 스스로 느끼고 생각할 수 없는 점, 선, 색, 형태와 주제라면 다른 사람을 감동시킬 수 없음은 자명한 노릇이지요.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은 눈으로 아름다움을 찾아내어 생각하고 느끼는 능력, 미적 감수성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미적 감수성이 뛰어나다는 것은 그렇지 못한 사람 보다 행복하게 살아가는 데에 더 유리하다고 할 수 있겠지요. 이번 우리 어린이들의 작품에서 풍부한 미적 감수성을 발견한 것은 정말 흐뭇한 일입니다. 아동화 명작을 뽑아 올리는 평가 덕목을 7가지로 나누어 말했습니다. 이렇게 훌륭한 작품을 용케도 찾아내어 출품해주신 선생님과 학부모님들께 더 없이 고맙다는 인사를 드립니다. 새해에도 ‘스케치북에서 찾아낸 명작’에 올라올 숨은 명작들에 기대를 보내주시길 기원합니다.